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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 신화극장] 랑탕 계곡의 신 ‘천랑’

 

[3분 신화극장] 랑탕 계곡의 신 ‘천랑’

 

안녕하세요, 한나라입니다. 오늘은 구름조차 발끝을 모으고 서 있는 듯한 히말라야 랑탕의 품속으로 잠시 걸음을 들여보려 합니다. 눈부신 설선들이 계곡을 감싸안고, 바람은 길 잃은 노래처럼 흩어지는 이곳에는 오래전부터 조용히 숨 쉬어온 전설이 하나 있지요. 오늘은 그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Let’s go.

 

아득한 시대, 하늘과 땅의 경계가 물빛처럼 흔들리고, 신의 발자국과 인간의 그림자가 한 번쯤 포개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 무렵 랑탕 계곡은 ‘잃어버린 빛이 돌아오는 자리’라 불렸는데, 이는 계곡 한가운데 자리 잡은 고요한 설원의 신령 때문이었다고 해요. 사람들은 그 신령을 ‘천랑의 혼’이라 불렀습니다.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천랑은 눈보라를 헤치며 사라진 별의 흔적을 좇던 어느 날, 설원 위에서 떨고 있는 어린 순례자를 만나게 됩니다. 그녀는 사랑하는 이들을 잃고 랑탕의 골짜기를 헤매다 밤에 삼켜질 뻔한 여인이었어요. 천랑은 자신의 잃은 별빛과 그녀의 잃은 사랑이 같은 울림을 갖고 있음을 알아보고 조용히 그녀의 곁에 누웠다고 전해요. 그 순간 설원 깊은 곳에서 희미한 울림이 피어나며 두 존재의 그림자를 하늘로 밀어 올렸습니다.

 

순례자는 그 울림 속에서 오래도록 찾던 이들의 목소리를 들었다고 해요. 이름을 부르는 듯도 하고, 바람처럼 스쳐 지나가기도 하는 그 소리에 그녀의 가슴속에 웅크리고 있던 두려움이 천천히 풀어졌다고 합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하얀 눈 언덕 너머로 따스한 빛이 번져 나오더니 잃어버린 가족의 모습이 선연하게 떠올랐지요. 그들은 눈부신 새벽의 결을 따라 그녀에게 걸어왔습니다.

 

그러나 그녀가 깨어나 주위를 둘러보았을 때, 천랑은 이미 자취를 감추고 없었다고 합니다. 대신 새벽빛이 가늘게 흐르는 능선 위에 고요한 봉우리 하나가 눈처럼 앉아 있었지요. 사람들은 그 산이 천랑이 남긴 마지막 몸짓이라 믿었습니다. 그 뒤로 랑탕은 ‘되돌아오는 빛의 계곡’, ‘잃음이 끝나는 자리’로 불리게 되었고, 새벽마다 능선 사이에서 들려오는 낮은 바람 소리를 사람들은 여전히 천랑의 숨결이라 이야기합니다. 그 속삭임은 이렇게 말하는 듯해요. 

 

“길은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마음이 멈추었을 뿐.”

 

[3분 신화극장] 오늘의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저는 코스미안뉴스 한나라 기자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작성 2025.12.11 09:44 수정 2025.12.11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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