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인시 기흥구 새천년로에는 한자리에서 18년째 고객들의 머리를 손질해 온 작은 미용실이 있다. '로즈마리 미용실'이다.
이곳을 운영하는 전** 원장은 올해로 34년 경력의 미용인이다. 오랜 시간 한 분야에서 일해 온 그에게 미용은 단순히 머리를 자르고 다듬는 기술이 아니다. 사람을 만나고 관계를 이어가는 일이다.
지난 8월 6일,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날 90세가 넘은 어르신 한 분이 로즈마리 미용실을 처음 찾았다. 미용을 마친 뒤 거동이 불편했던 어르신은 택시를 불러달라고 부탁했다. 전 원장은 한창 영업 중이던 미용실을 잠시 멈추고, 직접 어르신을 모시고 나서 자택까지 안전하게 동행한 뒤 돌아왔다. 오랜 단골도 아닌, 그날 처음 문을 열고 들어온 고객이었다.
택시를 불러드리는 것만으로도 충분했을 상황이었다. 그러나 전 원장에게는 눈앞의 영업보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이 무사히 집으로 돌아가는 일이 먼저였다.

전 원장은 예약제 없이 고객이 부담 없이 편하게 찾아올 수 있도록 미용실을 운영한다. 운영의 효율보다 고객의 편의를 먼저 생각하는 방식이다. 34년 동안 가장 보람 있는 순간을 묻는 질문에 그의 대답은 소박했다. "고객이 머리를 하고 정말 흡족해할 때가 제일 좋아요. 고객도 만족하고 저도 만족했을 때가 가장 보람 있죠."
거창한 성공이나 특별한 사건이 아니라, 오늘 내 앞에 앉은 한 명의 고객을 만족시키는 것을 34년 동안 변함없이 가장 큰 보람으로 여기고 있었다.
학창 시절 친구들의 머리를 잘라주는 것이 그저 좋았던 한 학생은 이제 한자리에서 18년째 사람들의 머리를 다듬고 이야기를 듣는 미용실 원장이 됐다. 좋은 기술자는 머리를 아름답게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좋은 사람은 그 기술로 사람의 마음까지 따뜻하게 만든다.
전 원장의 소박한 한마디 속에 34년 동안 한길을 걸어온 미용인의 직업 정신과, 동네 작은 미용실이 오랫동안 사랑받는 이유가 함께 담겨 있었다.
2026. 8. 7. | 안석재 기자 | CCBS한국방송













